Datilnine

by 달숲

2024-08-08

U Szwejka

오늘은 제가 7년 전 폴란드에 처음 왔을 때, 현지인의 추천으로 처음 방문했던 식당인 U Szwejka(우 슈베이카) 재방문 경험에 대해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U szwejka는 체코식 식당으로, 바르샤바 plac Konstytucji 거리의 호텔 MDM 시티 센터와 같은 건물 1층에 있어 찾기가 매우 쉬운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520번 버스를 타고 Plac Konstytucji 01 정류장 또는 지하철 M1 라인의 Politechnika 역에서 내리면 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7년 전에는 저녁 시간에 방문했었는데, 이번에는 평일 런치메뉴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낮 1시 반 경에 방문했습니다. 옆에 조지아식 식당과 동일하게 빨간색 사인을 사용하고 있어 자칫 헷갈릴 수 있는데, 입구에 청록색 프레임 인테리어와 초록색 모자를 쓴 아저씨 옆모습 일러스트를 찾아 들어가시면 됩니다. 식당은 한창 점심시간이라 많은 사람들로 붐볐는데, 이미 관광객들에게도 유명한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현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입구에서 대기한지 얼마 되지 않아, 녹색 유니폼 조끼를 입은 서버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 착석했습니다.

U Szwejka 입구 전경 (사진: Datilnine)

U Szwejka 입구 전경 (사진: Datilnine)

U Szwejka의 평일 런치메뉴는 월-금 12시부터 3시 반까지로, 늦은 점심을 먹는 경우에도 여유롭게 운영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프로모션 가격(29zł, 한화 약 만원)에 저렴한 식사를 제공하면서도, 스프-메인-디저트 코스가 전부 갖춰져 있습니다. 이날의 런치는 rosół z makaronem(누들이 들어간 닭고기 스프), kotlet schabowy z młodymi ziemniakami oraz sałatą ze śmietaną(감자를 곁들인 돼지고기 커틀렛과 크림을 곁들인 양상추), 그리고 tarta z owocami(과일 타르트)였습니다. 런치타임에 제공되는 메뉴는 요일마다 다르고, 수시로 변경되므로 이번주에 어떤 메뉴가 제공되는지 궁금하다면 식당 웹사이트에서 확인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날 런치메뉴와 함께, 무더운 여름날에 어울리는 Kozel lezak 맥주를 함께 주문했습니다.

런치메뉴 (사진: Datilnine)

런치메뉴 (사진: Datilnine)

이번에 U Szwejka에서 점심 식사를 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건, 위 사진의 메뉴판에는 없었던 식전빵이 무료로 제공되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이곳이 푸짐한 양의 음식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런치타임에 식전빵이 나올 거라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식전빵으로 제공된 빵 종류(사진에서는 좀 더 거친 질감의 호밀빵 슬라이스가 숨겨져 있음)와 곁들일 수 있는 소스 모두 2가지로 제공이 되었으며, 빵이 매우 부드러워서 갓 만들었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제공된 소스 중 하나는 꾸덕한 질감의 사워크림, 다른 하나는 다진 소시지였는데 후추 맛이 많이 나서 후추를 좋아하는 저의 입맛에는 아주 잘 맞았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조금 사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다진 소시지였지만, 어느 정도 소시지의 식감이 남아 있으면서 많이 짜지 않은, 한국인이 생각하는 가장 보편적인 소시지의 맛이었습니다.

런치메뉴에 제공되는 식전빵 (사진: Datilnine)

런치메뉴에 제공되는 식전빵 (사진: Datilnine)

식전빵을 다 먹기도 전에, 코스 첫 번째 요리인 rosół가 등장했습니다. rosół는 폴란드의 대표적인 국물 요리 중 하나로, 국물은 닭곰탕, 혹은 삼계탕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여기에 다른 허브나 파슬리를 곁들이기 때문에 한국 맛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rosół라고 하면 짧은 누들과 함께 곁들이는 것 같은데, 이곳에서 제공된 것 역시 약간의 누들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지인의 말에 따르면 이 누들 역시 숟가락으로 퍼서 먹으면 된다고 합니다. rosół 국물은 짜지 않고 슴슴한 맛으로, 식전빵 이후로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한 느낌이었습니다. 런치메뉴와 주문했던 Kozel lezak 맥주도 귀여운 식당 전용 잔에 제공되었는데, 무더운 8월의 여름 날씨에 반주로 즐기기 딱 좋은 청량한 맥주였습니다.

닭고기 스프와 Kozel lezak 맥주 (사진: Datilnine)

닭고기 스프와 Kozel lezak 맥주 (사진: Datilnine)

rosół를 깔끔하게 다 먹고 얼마 되지 않아, 이날의 메인인 kotlet과 과일 타르트가 동시에 서빙되었습니다. U Szwejka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빅사이즈 schnitzel의 크기에 비하면 귀여웠지만, 첫 방문했을 때 너무 많은 양에 다 먹고 나오지 못한 걸 생각하면 더 저렴한 가격에 적당한 양의 음식을 주문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kotlet의 돼지고기는 얇고 균일한 두께로 손질이 되어 있었고, 얇은 튀김옷과 촘촘한 입자의 빵가루가 입혀져 있어 식감이 매우 부드러웠습니다. 특히 이 얇은 튀김옷에 소금 이외에 별도의 양념을 한 것 같았는데, 이 감칠맛이 튀김옷 안의 돼지고기와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옆에 있던 작은 감자 역시 부드럽게 잘 삶겨, 위에 뿌려진 신선한 딜과 함께 먹으니 맛의 조화가 좋았습니다. 양상추와 크림 드레싱 또한 신선한 맛으로, 메인인 kotlet의 맛을 잘 서포트해주었습니다. 주문할 때부터 과일 타르트에는 어떤 과일이 사용되었을까 궁금했는데, 이날의 과일은 보라색 자두(śliwka)였습니다. 달콤한 크림에 얇게 썬 자두를 토핑으로 얹고, 그 위에 젤리 레이어가 올라간 형태였는데 노란색과 보라색의 컬러 조화도 예뻤고 맛 또한 훌륭했습니다.

Kotlet과 과일 타르트 (사진: Datilnine)

Kotlet과 과일 타르트 (사진: Datilnine)

이번 방문을 통해 U Szwejka는 변함없이 그 매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첫 방문 후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친절한 서비스와 더불어 정성스럽게 준비된 요리들은 저에게 따뜻한 만족감을 안겨주었습니다. U Szwejka에서의 점심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폴란드 현지의 정서를 맛보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바르샤바에서 저렴하지만 푸짐한 점심 식사 장소를 찾으시는 분들에게 꼭 추천드리고 싶은 식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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