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키엘체의 가장 상징적인 거리인 Sienkiewicza 거리 3번지에는 오랜 시간 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피자집이 있습니다. Pizza Pod Trójką은 이름 그대로 ‘3번지 피자’라는 뜻인데요, 제가 7년 전 폴란드를 처음 방문했을 때에도 있었으니 최소 7년 이상 운영 중인 곳입니다. 내부는 아담하지만, 갈 때마다 현지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어 로컬 맛집의 면모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입구 옆에 메뉴판이 있어 어떤 메뉴가 있는지 자세히 볼 수 있는데, 20가지가 넘는 다양한 피자 메뉴를 제공합니다. 모든 피자는 S(30cm), L(40cm) 두 가지 사이즈로 주문할 수 있으며, 30가지가 넘는 토핑을 취향에 따라 추가할 수 있습니다. 기본 피자 메뉴에서 한 가지 재료는 다른 것으로 교체할 수 있으며, 두 가지 메뉴를 반반씩 주문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피자에 곁들일 소스로는 pomidorowy(토마토), pomidorowy pikantny(매운 토마토), czosnkowy(마늘)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Pizza Pod Trójką의 메뉴를 보면 눈에 띄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가지, 호두, 복숭아 등 일반적으로 피자 토핑으로 보기 어려운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독특한 시도들이 이곳을 주변의 수많은 피자집들과 차별화하는 매력적인 요소로 느껴집니다. 저는 이곳에 올 때마다 항상 같은 것을 시키는데, 바로 21번 메뉴인 Rukola z winogronem i boczkiem(루꼴라 포도 베이컨) L 사이즈입니다. 오늘은 매운 토마토 소스와 마늘 소스를 추가해 포장 주문했고, 총 59zł(한화 약 2만 원)를 지불했습니다. 방문하기 약 30-40분 전에 전화로 주문하면, 도착 시 바로 받을 수 있습니다. 피자는 커다란 포장 박스에 담겨 나왔고,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 배고픔을 자극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박스를 열어보니, L 사이즈답게 큼지막한 피자가 박스를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Pizza Pod Trójką의 루꼴라 포도 베이컨 피자는 도우 위에 가득 얹힌 토핑들이 풍부한 향과 함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도우는 너무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적당한 두께에 담백하고 쫄깃했으며, 신선한 루꼴라와 포도 슬라이스가 피자의 풍미를 한층 더 살려주었습니다. 평범할 수 있는 재료 조합에 포도와 호두 분태가 독특함을 더해 흥미로운 맛을 선사합니다. 7년 전 처음 이 피자를 먹었을 때, 피자에 포도가 올라간다는 사실이 의아했지만 막상 먹어보니 그 의구심은 사라졌습니다. 그 이후로 이곳에 올 때마다 항상 같은 메뉴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특히 처음 맛봤던 그 맛을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어, 가끔 먹을 때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 듯한 반가운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현지에서 생활하다 보면 짠 음식이 많은데, 이곳의 마늘 소스와 매운 토마토 소스는 두 가지를 함께 먹어도 전혀 자극적이지 않아서 더욱 좋았습니다.

Pizza Pod Trójką 내부에도 몇몇 좌석이 있지만, 바로 옆 테라스 공간에서 날씨가 좋은 날에는 더 넓은 바깥 테이블에서 식사할 수 있습니다. 단골 고객들을 위한 쿠폰 카드도 제공하니, 자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이 부분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최근 한국과의 방산 협력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키엘체를 방문하신다면, 이곳의 독특하고 맛있는 피자를 꼭 한번 드셔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웹사이트에서 매달 바뀌는 ‘이달의 피자’ 메뉴를 시도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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