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ilnine

by 달숲

2024-09-15

NEKO korean & japanese restaurant

최근 한국과의 방산 협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폴란드 중부 도시 키엘체. 무수히 많은 주변 일식 전문 식당들 사이에서 수년째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식당이 있습니다. 식당가가 즐비한 Solna 거리를 따라 그대로 쭉 걷다 보면 금방 만날 수 있는 NEKO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이곳은 다른 일식당처럼 초밥과 라멘 등을 제공하면서도, 다양한 한식 메뉴를 함께 보유함으로써 키엘체의 흔한 아시안 식당들 가운데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은 14년 한식 경력의 셰프가 한국의 맛을 재현하고 있어 더욱 특별합니다.

solna 거리의 식당가 (사진: Datilnine)

solna 거리의 식당가 (사진: Datilnine)

저는 이날 늦은 점심을 위해 NEKO를 방문했는데, 오후 3시경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식당 내·외부는 식사를 즐기고 있는 현지인 손님들로 북적였습니다. 친절하고,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서버 덕분에 메뉴 주문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NEKO의 메뉴판을 들여다보면 짜장면, 김치볶음밥, 불고기 등 한국에서 익숙한 음식들이 눈에 띕니다. 특히, 한글로 적힌 한식 메뉴 이름들은 한국인 방문객들에게 친근한 느낌을 주며, 모든 메뉴에는 영어 설명도 함께 적혀 있어 현지인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온 외국인 손님들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소주(참이슬), 막걸리, 카스 맥주 등 한국 술이 구비되어 있다는 점은 폴란드에서 한국의 맛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본 술과 함께 한국 주류까지 즐길 수 있는 이 식당은, 단순히 음식뿐 아니라 음료에서도 한국적인 정취를 살리고 있습니다.

NEKO 입구 전경 (사진: Datilnine)

NEKO 입구 전경 (사진: Datilnine)

저희는 짜장면, Panierowany filet z kurczaka z ryżem i sosem curry(치킨카레), Pierożki dim sum z wieprzowiną i fermentowaną kapustą pekińską na ostro(김치만두), 그리고 제로콜라 2병을 주문했습니다. 처음 주문할 당시 서버가 모든 음식을 동시에 받기를 원하는지 여부를 물어보았는데, 손님 입장에서 매우 세심한 배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메뉴의 동시 서빙을 요청하고 음료를 마시고 있었더니, 주문한 음식들이 곧 등장했습니다. 짜장면은 위에 초록 오이채가 올라가 있으니 한국에서 먹던 짜장면과 제법 비슷한 모습이었는데요, 짭짤한 춘장 베이스 소스에 풍부하게 들어간 고기와 채소 건더기는 잘게 잘 잘려있어 면과 같이 먹기에 매우 편했습니다. 면의 식감은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흔히 접하던 중화면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 강했습니다. 전반적으로 폴란드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개량된 점을 감안하면, 먼 타지에서 한국식 짜장면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엔 충분한 맛이었습니다.

NEKO의 짜장면 (사진: Datilnine)

NEKO의 짜장면 (사진: Datilnine)

김치만두는 따뜻한 나무 찜기에 담겨 나왔는데, 뚜껑을 열어 보니 익숙한 둥근 모양의 김치만두 5개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만두가 찜기에 그대로 서빙될 거라고는 예상을 못했는데, 찜기 덕분에 식사를 하는 내내 음식의 따뜻함이 유지되어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함께 제공된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왠지 모르게 집에서 만들어 먹는 손만두 느낌이 나는 것이, 시판 제품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나중에 메뉴판을 확인해 보니 실제로 NEKO에서 직접 만드는 수제 만두가 맞았습니다. 김치의 매콤함과 감칠맛이 그대로 살아있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맛있었고, 김치와 돼지고기가 들어간 한국식 손만두를 폴란드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지인의 치킨카레는 치킨 커틀렛이 올라간 일본식 카레라이스였는데, 양이 푸짐하고 부드러운 커틀렛과 카레의 맛이 찰진 밥과 잘 어우러졌다고 했습니다. 또한 커틀렛을 미리 먹기 좋게 잘라두어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NEKO의 수제 김치만두 (사진: Datilnine)

NEKO의 수제 김치만두 (사진: Datilnine)

NEKO는 키엘체에 위치한 수많은 아시안 식당들 중에서도 특히 더욱 더 많은 한식 메뉴를 제공하며, K-food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습니다. 짜장면과 김치만두는 현지의 입맛을 반영해 개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본래 맛과 감성을 충실히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김치만두의 매콤하고 감칠맛 나는 속은 폴란드 한복판에서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2인이 세 가지 메뉴와 음료 두 잔을 주문해 총 127zł(한화 약 43,000원)을 지불했는데, 현지 외식 물가와 한식이라는 메뉴의 특수성을 감안했을 때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식당은 현지인과 외국인 모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메뉴판에 한국어와 영어 설명이 병기되어 있고, 친절하고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의 모습은 NEKO가 오랜 시간동안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키엘체를 방문하신다면, 이곳에서 맛있는 한국 음식을 즐기신 후에 바로 옆 Silnica 강변을 따라 여유롭게 산책해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NEKO의 테라스석 뷰 (사진: Datilnine)

NEKO의 테라스석 뷰 (사진: Datil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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