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ilnine

by 달숲

2024-06-02

Doenji Korean Food

폴란드에서 한식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면서 한국 식당들도 많이 생기고 있는데요. 바르샤바의 Górczewska 62/64에 위치한 Doenji(된지) Korean Food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곳은 일반적인 형태의 식당이 아니라 푸드트럭 형태에 가까운 식당으로, 이곳을 찾는 현지인들에게 색다른 한식 경험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음식을 주문하는 곳 바로 옆에도 좌석이 있으며, 그 옆에 추가 좌석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지하철 M2 라인의 Młynów역에서 도보로 접근 가능한 위치에 있는데, 바르샤바 한가운데서 약간 벗어난 지역임에도 한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니 기대가 되었습니다. 식당의 형태적 특징 때문인지 배달 주문이 끊임없이 들어왔는데, 저 역시 처음에는 배달 주문을 통해 이 식당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Doenji Korean Food (사진: Datilnine)

Doenji Korean Food (사진: Datilnine)

Doenji Korean Food의 메인 메뉴는 평균 약 30zł(한화 약 만원) 정도로, Korean Fried Chicken KFC, 깐풍기, 두부조림, 제육볶음, Vege KFC, 소불고기 중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메인 메뉴에 밥과 반찬이 포함된 Korean box와 밥만 제공되는 Mini box 두 가지 옵션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서브 메뉴로 떡볶이와 김치찌개 같은 메뉴도 함께 즐길 수 있으며, 직접 담근 김치를 판매하는 점도 눈에 띕니다. 저는 이날 빨간 양념치킨이 먹고 싶어 Korean Fried chicken KFC와 밥, 반찬이 함께 제공되는 Korean box 구성을 선택해 주문했습니다. 배달은 Pyszne.pl을 통해 시켰는데, 음식이 따뜻한 상태로 매우 신속하게 도착해 먹기 전부터 만족스러웠습니다. 치킨 위에는 다진 파와 통깨가 뿌려져 있고, 단무지에는 검은깨가 올라가 있어, 색감이 식욕을 돋우며 더욱 먹음직스럽게 보였습니다. 메인을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반찬의 종류가 조금씩 바뀌는 것 같은데, 왼쪽 상단의 작은 튀김만두와 잡채는 고정인 것 같았습니다.적당한 두께의 튀김옷을 입은 치킨은 부드러웠고, 양념에서 케찹 맛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매운 맛을 좋아하는 제 입맛에는 다소 순했지만, 현지인들에게는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무지와 튀김만두는 우리가 익히 아는 맛이었고, 잡채와 오이무침은 한국에서 먹는 맛과 거의 흡사한 맛이었습니다. 특히 오이무침은 아삭하고 상큼해, 마치 바로 만든 듯한 신선함이 느껴졌습니다. 잡채에는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진 않았지만, 양념만으로도 충분히 풍미가 살아 있었고, 짧게 잘라진 면이 현지화를 고려한 재미있는 시도로 보였습니다. 밥의 맛도 한국에서 먹는 밥과 크게 다르지 않아 만족스러웠고, 성인 2명이 Korean Box 두 개를 시켜도 한 번에 다 먹기 어려울 만큼 양이 푸짐했습니다. 이렇게 먼 타지에서 이 정도의 퀄리티로 한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배달시킨 Korean Fried Chicken - Korean box (사진: Datilnine)

배달시킨 Korean Fried Chicken - Korean box (사진: Datilnine)

배달 주문한 식사를 만족스럽게 마치고 나니, 언젠가 식당에 직접 찾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렇게 몇 개월 후에 방문한 Doenji Korean Food에 들어서자마자, 쨍한 색감의 그림들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주문하는 곳 옆 메뉴판뿐만 아니라 식당 곳곳에 서울 지도, 막걸리, 고추장 등 한국적인 이미지가 알차게 그려져 있어, 마치 한국에 온 듯한 친근함이 느껴졌습니다. 외국에 있는 한식당 중에는 다른 나라의 심볼이나 모티브를 사용해 한국인 입장에서는 낯선 느낌이 들 때도 있는데, 이곳은 한국적인 이미지를 잘 연구해 식당을 꾸몄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또한 현지인들에게 한국어 발음이 익숙하지 않을텐데도 불구하고, 메뉴 이름을 한국어 발음 그대로 표기한 점이 인상적이고 고마웠습니다. 식당 한 켠에는 식사와 함께 구입할 수 있는 음료들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갈아만든 배, 봉봉, 밀키스 등 한국 음료들이 다양하게 보여 반가움을 더했습니다.

Doenji Korean Food 내부 (사진: Datilnine)

Doenji Korean Food 내부 (사진: Datilnine)

친근한 그림과 음료 냉장고 (사진: Datilnine)

친근한 그림과 음료 냉장고 (사진: Datilnine)

지난번에 빨간 양념의 KFC를 먹었으니, 이번에는 메인 메뉴로 깐풍기를 선택해 Korean box와 Mini box를 각각 한 개씩 주문해 보았습니다. 두 구성 모두 트레이의 가장 큰 칸에 깐풍기가 담겨 있었고, Korean box는 나머지 두 칸에 4종류의 반찬이, 밥은 종이 용기에 따로 제공된 반면, Mini box에는 반찬 대신 밥이 두 칸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깐풍기 위에는 빨간 파프리카, 파, 통깨가 뿌려져 있었고, 밥과 무생채 위에는 검은깨가 뿌려져 있어 색감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습니다. 깐풍기를 한 입 먹어보니, Doenji Korean Food의 깐풍기는 오히려 간장치킨에 가까운 맛이었으며, 단독으로 먹었을 때는 꽤 짭짤해 밥과 함께 치밥으로 먹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튀김만두, 잡채, 오이무침은 이전에 배달로 먹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맛있었고, 무생채는 풋내 없이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어 냉면 위에 올라가는 무절임과 비슷한 맛이 났습니다. 특히 무생채는 간이 살짝 삼삼해서 다른 반찬들과 조화롭게 어울렸고, 처음 먹어본 현지인도 거부감 없이 맛있게 즐겼습니다.

깐풍기 Korean box, Mini box (사진: Datilnine)

깐풍기 Korean box, Mini box (사진: Datilnine)

Doenji Korean Food는 폴란드에서 한식을 경험하고 싶은 현지인뿐만 아니라, 타지에서 한식을 그리워하는 한국인들에게도 훌륭한 선택지라 할 수 있습니다. 한식당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며, 푸드트럭 형태의 독특한 분위기와 한국적인 이미지를 잘 녹여낸 인테리어는 현지인과 한국인 모두에게 신선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배달과 직접 방문을 통해 느낀 이 식당의 음식 퀄리티는 꾸준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깐풍기와 양념치킨 같은 인기 메뉴는 현지 입맛에 맞춰져 있으면서도, 반찬과 음료는 한국의 맛을 잘 살려냈습니다. 먼 타지에서 이렇게 정성스럽게 준비된 한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며, 앞으로도 자주 찾고 싶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현지인이 운영함에도 불구하고 식당의 분위기와 음식에서 한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이며, 이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아직 한국인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높은 음식 퀄리티와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가진 Górczewska 거리의 숨은 보석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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