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ilnine

by 달숲

2024-05-13

Aioli Cantine Bar Café Deli

바르샤바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거나, 바르샤바에 거주하고 계시는 한국 분들 중에 Aioli(아이올리)를 모르는 분이 있을까요? 아마 방문해보지 않으셨더라도 이 이름은 한번쯤 들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오늘 소개할 Aioli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정말 인기가 많은 식당인데요. 저 역시 바르샤바에 체류하면서 수차례 방문했던 곳입니다. Aioli는 바르샤바에만 두 군데 지점이 있고, 그단스크와 카토비체에 각각 한 개씩 지점이 존재하는데 제가 방문한 지점은 바르샤바의 Świętokrzyska 18에 위치한 Aioli Cantine Bar Café Deli입니다. 지하철 환승역인 Świętokrzyska역에서 내려 쭉 걷다 보면 어느새 반갑게 나타나는 곳입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간혹 웨이팅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날은 일요일 영업 시작 30분 후에 도착했는데도 사람이 많이 없어 운 좋게 바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Aioli 입구 (사진: Datilnine)

Aioli 입구 (사진: Datilnine)

Aioli는 저렴한 아침 프로모션만큼이나 톡톡 튀는 디자인 요소들로 눈길을 끕니다. 이곳은 종종 식당 외부의 아웃테리어가 달라지므로 가끔 방문할 때마다 다른 점을 관찰하는 것이 재미있기도 합니다. 제가 가장 최근에 방문했던 2024년 5월에는 실제 자전거에 색을 입혀, 식당 입구에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전시해 두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당 내부 천장에 드러난 파이프는 보고 있으면 공장 내부를 떠올리게 하고, 샹들리에나 식탁 위 촛대는 마치 중세시대에 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러다 기둥에 붙어 있는 키치한 포스터와 현대적인 가구들, 그리고 주변 손님들을 보면 다시금 우리가 2020년대에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Aioli의 재치있는 디자인 요소 (사진: Datilnine)

Aioli의 재치있는 디자인 요소 (사진: Datilnine)

Aioli의 아침 프로모션은 일주일 내내 9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됩니다. 다만 평일에는 아침 메뉴에 포함된 모든 음료 주문 시 PROMO 카테고리에 있는 메뉴를 전부 8.80zł(한화 약 3000원)에 주문이 가능하며, 주말에는 모든 아침 메뉴에 클래식 커피를 1zł(한화 약 350원), 프로세코 와인 한 잔을 5zł(한화 약 1700원)에 주문이 가능합니다. 이곳의 프로모션은 내용과 메뉴 구성이 수시로 달라지므로, 방문 전에 어떤 메뉴들이 있는지 미리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메뉴에는 채식하시는 분들을 위한 비건 메뉴도 있고,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분들을 위한 매운맛 메뉴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날 제일 인기 있는 아침 메뉴 중 하나인 Bacon Sandwich(28.90zł, 한화 약 만원)와 Cappuccino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음료가 먼저 제공되었는데, 커피 옆에 작은 설탕과 티스푼이 함께 나오고 한 입 크기의 귀여운 쿠키도 있었습니다. 쿠키는 머랭 쿠키처럼 잘 부서지고, 시나몬 향처럼 어딘가에서 먹어본 것 같이 친숙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쿠키의 맛 자체로는 특별하지 않지만, 커피와 함께 먹으니 달고 쌉쌀한 맛과 바삭하고 부드러운 맛의 조화가 좋았습니다. 또 저는 커피 주문 시 따로 우유 옵션을 선택하지 않았는데, 기호에 따라 오트밀 밀크/풀 팻(full fat)/락토프리 중 선택이 가능하므로 주문 시 서버에게 문의하시면 됩니다.

주말 아침 프로모션으로 1zł에 제공된 Cappuccino (사진: Datilnine)

주말 아침 프로모션으로 1zł에 제공된 Cappuccino (사진: Datilnine)

커피를 마시다 보니 곧이어 메인 메뉴가 서빙되었습니다. Aioli의 대표 아침 메뉴 중 하나인 베이컨 샌드위치에는 두꺼운 식빵 두 조각에 신선한 잎채소, 반숙 계란 프라이 두 장, 구운 베이컨, 비트루트 등이 올라가 알록달록한 비주얼을 자랑했습니다. 한 접시 안에 각자 개성이 뚜렷한 재료들을 보고 있자니 앞서 살펴봤던 식당 인테리어가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접시 한 켠에는 마늘 풍미가 은은하게 나는 아이올리 소스가 함께 나오는데, 이 소스가 샌드위치의 전체적인 맛을 한층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짭짤한 베이컨과 새콤달콤한 비트루트를 바삭한 식빵 위에 조금 올리고, 잎채소와 계란 그리고 아이올리 소스를 발라 한 입에 넣었더니 기분 좋은 맛의 조화가 탄생했습니다. 유럽에서 먹는 브런치 느낌이 제대로 나는 한 상이었습니다.

Bacon Sandwich (사진: Datilnine)

Bacon Sandwich (사진: Datilnine)

다른 날 아침으로 먹은 Breakkie Pizza (사진: Datilnine)

다른 날 아침으로 먹은 Breakkie Pizza (사진: Datilnine)

월요일부터 목요일은 자정까지, 금요일과 토요일은 새벽 1시까지 영업하는 Aioli는 저녁에 방문하면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낮 시간에는 환하게 들어오는 햇빛이 조명을 대신했다면, 저녁 시간에는 화려한 네온 조명들이 새로운 인상을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재치 있는 벽화와 소품들이 이곳을 방문한 손님들의 즐거운 대화 소리와 어우러져 활기찬 바르샤바의 저녁을 만듭니다. 저녁 시간에는 낮과는 다르게 단체로 온 젊은 손님들의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따라서, 이곳은 즐거운 분위기의 단체 모임을 계획하시는 분들에게도 알맞은 장소가 될 것 같습니다.

Aioli의 저녁 분위기 (사진: Datilnine)

Aioli의 저녁 분위기 (사진: Datilnine)

방문 시간과 상관없이, Aioli에서의 경험은 위트있고 생생한 식당의 분위기만큼이나 저에게 항상 활기찬 느낌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이곳이 2012년부터 쭉 한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저와 같은 의견을 가진 고객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일한 메뉴에서도 들어가는 재료나, 메뉴판 구성 자체에 대한 변화를 꾸준히 주는 모습을 보면 이곳은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는 식당이구나 하는 인상을 갖게 합니다. 벌써 10년 넘게 바르샤바와 역사를 같이 하고 있는 이 식당의 10년 후는 또 어떤 모습일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또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테라스석에 앉아 바라본 전구 장식들 (사진: Datilnine)

테라스석에 앉아 바라본 전구 장식들 (사진: Datilnine)

방금 읽은 콘텐츠, 마음에 드셨나요? 인스타그램 네이버 에서 다틸나인을 팔로우해주세요.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